문화재급 포함 유물 324점, LA 한인 세종시에 기증
겸재 정선의 ‘선면산수도’, 심전 안중식의 ‘화조영모도십폭병풍’, 운보 김기창의 판화 등 LA 거주 한인이 소장하던 유물 324점이 한국 세종시에 무상으로 기증됐다. 기증자는 한인 1세 사업가로 알려진 김대영(91.사진)씨로 세종시에 따르면 김씨는 회화 144점, 도자 113점, 공예·기타 67점 등 총 324점의 유물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세종시에 따르면 김씨는 서울 경복고 재학 중 미군 통역장교로 6·25 전쟁에 참전했으며, 1956년 미국 유학 중 LA에 정착해 무역업과 부동산업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미술품과 공예품 등을 수집하며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한국에 돌아온 겸재 정선(1676~1759)의 ‘선면산수도’는 부채형 화면에 그린 산수화로 노년기 겸재의 원숙하면서도 정제된 작품으로 꼽혀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 3면 '문화재 기증'으로 계속 이 때문에 세종시는 ‘선면산수도’를 세종시 지정문화재로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세종시에 따르면 김씨가 소장한 유물의 존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9년 실시한 해외소재 한국 문화재 조사 과정에서 처음 확인됐다. 재단 측은 코로나19팬데믹이 시작된 후 김씨와 연락이 잠시 중단됐으나 올해 5월 세종시와 재단 간 해외 문화재 발굴 협력 방안을 논의하던 중 유물 기증을 추진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애초 고향인 서울에 소장품을 기증하려 했으나 오랜 협의 과정을 거쳐 기증자 가족들은 향토유물박물관과 행정수도인 세종의 역사·문화발전을 위해 세종시에 수집품 일체를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세종시는 공개했다. 세종시는 김씨의 소장유물이 한국은 물론, 중국과 일본의 회화, 도자기도 상당수 포함돼 ‘행정수도’라는 정체성에 부합하는 점을 들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립민속박물관과 2025년 개관 예정인 향토유물박물관의 존재도 기증자 가족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세종시는 밝혔다. 세종시는 기증이 결정된 후 지난 6월 LA에 직원을 급파해 유물 포장 및 운송작업을 했으며, 지난달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했다고 밝혔다. 세종시는 기증된 유물 중에는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받는 것도 많아 등록과 보존 처리를 한 뒤 상시 공개하고 특별전시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세종시립민속박물관 특별전시 및 향후 건립될 향토유물박물관 상설·기획 전시, 열린 수장고 등 다양한 형태로 전시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해외에 있던 유물이 수도권이나 국립대형박물관이 아닌 우리 시에 자리 잡은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장연화 기자la한인 문화재 la한인 세종시 문화재 기증 세종시립민속박물관 수장고